발행
2026년 1월 13일
범주
design
소요
5 MIN
제목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UN Climate Change Conference)의 스물일 곱 번째 회의였다. 매년 전 세계 195개국 정부 대표들이 모여 기후위기 대응을 논 의하는 자리. 2022년에는 이집트가 개최국이었다. 회의장 밖, 투발루 외무장관 Simon Kofe는 무릎까지 차오른 바닷물 속에 서 있었다. 정장 차림의 그는 카메라 를 향해 침착하게 말했다."우리의 땅은 사라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주권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1년 전 COP26 (영국 글래스고) 에서도 그는 같은 방식으로 세계에 메시지를 전했다. 책상 뒤로 밀려든 바닷물 속에 서서 연설했던 그때, 그는 말했다. "우리는 기후변화와 싸우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생존을 위해 싸웁니다." 2022년, 물은 더 깊어졌다. 이번에는 실내가 아닌 실제 해변이었고, 바닷물 은 그의 무릎을 넘어섰다. 연출이 아니었다. 투발루의 수도 푸나푸티에서 촬영된 이 영상은 King Tide 기간의 일상을 담은 것이었다. 그날 투발루 정부는 또 하나 의 선언을 했다. 디지털 국가로서의 존재. 메타버스에 투발루의 영토를 재현하겠 다는 계획이었다. 물리적 땅이 사라져도 디지털 공간에서 국가는 지속될 수 있다 는, 전례 없는 주장이었다. 회의장 안팎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는 절박한 호소로 받아들였고, 일부는 퍼포먼스로 치부했다. 하지만 투발루에게 이것은 퍼포먼스가 아니었다. 이것은 국가 생존 전략이었다. COP27이 끝나고 1년 뒤, 투발루는 또 다른 선택을 발표한다. 디지털 영토 선언보다 훨씬 더 현실적이고, 훨씬 더 논쟁적 인 결정이었다.